
'숲속의 흡혈귀' 사슴이파리(Deer Keds) 동정에 관하여 사슴이파리?
or 고라니이파리? (흡혈 파리, 이파리과 Hippoboscidae)
충우곤충연구소
본 포스팅은 해물왕자님과 함께한 토론과 조사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합니다
충우곤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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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왕자님이 고라니이파리에 공격당했던 숲길 (경기도 남양주시)
해물왕자님이 작년 생물도감님과 같이 사슴풍뎅이를 보러 간 곳에 이파리가 많이 붙으니 조심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생김새가 아주 징그럽다고 하셔서 혐충 마니아인 나는 나중에 사진 하나 찍음 재미있겠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저번 주말에 연구소에 곤충 연구 및 기타 볼일(?) 때문에 방문을 하시면서 직접 흡혈 당하시면서 채집한 이파리를(Hippoboscidae) 3개체 가져다주셨고, 해물왕자님이라 친척인 참치를 대접하였다?
사슴이파리에게 공격 받는 해물왕자님 - 이파리, 흡혈파리, 고라니이파리
제미나이로 만들어본 해물왕자님이 흡혈당하는 모습
해물왕자님에 말씀에 따르면 숲속에서 채집을 하다 목이 따가워서 잡아보니 이 녀석이었다고, 심지어 물린 다음날부터 이틀간 열이 났다고 한다. 그리고 또 계속 덤비는 이파리 두 개체를 더 채집하신 것 같다. 야생 진드기에서 감염되는 중중열성혈소판감소증후근(SFTS) 바이러스와 각족 전염 질병 매개체가 이파리에서도 발견된 사례들을 보면 야외에서 진드기와 더불어 조심해야 될 곤충이기도 하다.
사슴이파리는 아주 특이한 생태를 가지고 있는데 간략하게 알아보면 비행하여 암수 모두 조류나 포유류에 붙게 되면 날카로운 발톱 갈고리로 털에 단단하게 부착을 하고, 날개를 뒷다리로 부러뜨려버려 뒤를 생각하지 않는 인생을 살게 된다. 그리고 짝짓기를 한 암컷은 한 번에 한 마리의 애벌레를 낳아 애벌레는 자궁 내 분비샘에서 영양을 공급받고 몸속에서 번데기가 되어 밖으로 떨어진다. 이것을 아데노트로픽 태생(Adenotrophic viviparity)라고 하는데 극도로 진화한(?) 사슴이파리과, 체체파리과, 박쥐이파리과에서 나타나는 생존 전략이다.
사슴이파리속(Lipoptena ssp.)의 간략한 분류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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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왕자님을 습격한 이파리(Hippoboscidae Samouelle, 1819) - 출처: 해물왕자님 제공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출근을 해서 짬을 내어 촬영을 해보았는데 해물왕자님은 이 종이 사슴이파리(Lipoptena fortisetosa)라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사슴벌레과(?) 전공자로서 '사슴'이 들어가는 곤충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여 국내에는 해당 속이 몇 종이나 분포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동정이 된 것인지 궁금하여 논문과 자료들을 검색하게 되었고, 한참을 아래 국명집에 수록된 3종에 대해서 해물왕자님과 심도 있는 자료 검색과 검토를 통하여 어느 정도의 결론에 이르렀고 이에 좀 더 글을 자세하게 써보도록 하겠다.
국내에 기록된 사슴이파리속 종
Genus Lipotena 2021 한국
Family Hippoboscidae Samouelle, 1819 이파리과
Subfamily Lipoptenae 사슴이파리아과(?)
Genus Lipoptena 사슴이파리속
Lipoptena cervi (Linnaeus, 1758) 고라니이파리
Lipoptena fortisetosa (Maa, 1965) 사슴이파리
Lipoptena sikae (Mogi, 1975) 시카사슴이파리
이파리는 보통 동물에 붙어 기생하여 흡열을 하고 사는데 조류에 기생하는 새이파리아과(Ornithomyinae), 말, 낙타 소, 개과 고양이과 동물에 기생하는 이파리아과(Hippoboscinae) 그리고 오늘 다루어볼 사슴, 양, 염소 등에 주로 기생하는 사슴이파리아과(Lipoptenae) 3개의 아과로 나눌 수 있는데,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여러 논문을 검토한 결과 사람에도 붙으며, 다른 조류->포유류 기주에서 발견되는 아과의 기록도 있다.
위처럼 2021년 국명집에서 3종의 사슴이파리가 등록이 되어 있어서 촬영한 표본을 가지고 동정을 시작하였다. 일전에 갈로아님 페이스북에 갈로아님이 사슴이파리를 발견하여 글을 올리면서 '고라니이파리'가 아닌가 하셨는데 다른 전문가분이 크기가 작으니 '사슴이파리'로 보인다고 댓글을 남겨주신 근거로 해물왕자님은 본인이 채집한 종이 사슴이파리(Lipoptena fortisetosa)로 추측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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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eer keds on wild ungulates in northern Italy, with a taxonomic key for the identification of Lipoptena spp. of Europe (2019)
맨 처음 발견한 이탈리아의 논문과 2010년 L. cervi (Kim et al)를 국내 처음 보고한 논문을 찾아서 종 동정을 했는데 내가 촬영한 사진이랑 비교를 했을 때 두 논문의 그림과 사진을 육안으로 봤을 때에는 고라니이파리(L. cervi)로 생각이 되어서 해물왕자님께 말씀을 드렸고 근데 뭔가 정확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계속 다른 논문을 찾아서 검토를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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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cervi와 L. fortisetosa 두 종의 구별법: 출처 - The northernmost record of a blood-sucking ectoparasite, Lipoptena fortisetosa Maa (Diptera: Hippoboscidae), in Estonia (2019), New records of Lipoptena fortisetosa MAA, 1965 (Diptera: Hippoboscidae) in Poland (2009), First Finding of Deer Ked, Lipoptena fortisetosa, from Naktonbetsu, Northern Hokkaido (2016)
그리고 어느 정도 결론에 다다르게 되는데 일단 두 종의 차이점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가 있는데 바로 크기 차이에 있다. L. cervi 종이 몸 크기가 약 5mm 내외인 것에 반해 L. fortisetosa는 크기가 훨씬 작은 것으로 (해물왕자님 채집 개체 기준 2.5 ~ 2.7mm) 쉽게 구별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앞가슴등판의 강모의 개수와 형태로 더 확실하게 구별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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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왕자님을 흡혈한 사슴이파리 dorsal view - 충우곤충연구소 촬영
이렇게 이제 본인이 촬영한 결과물을 다시 확인해 보면 해당 중은 사슴이파리(Lipoptena fortisetosa)로 판명이 되었다. 위의 사진은 아마도 해물왕자님의 목에 착지하여 날개를 끊어버린 개체로 수컷으로 생각이 된다.
(해물왕자님이 왜 와도 다 수컷만 오냐고 한탄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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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파리 ventral view - 충우곤충연구소 촬영
하단부 납작하고 빽빽하게 강모가 나있어 구조상 거의 흡착판 수준으로 기주에 붙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톱은 아주 강하고 날카로운 갈고리 형태로 기주에 걸어 절대 떨어지지 않게 발달되어 있다. 사실상 떨어지면 날개 없이 다시 기주에 달라붙을 가능성은 운이 좋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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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파리 (Lipotena fortisetosa) - 충우곤충연구소 촬영
사슴이파리 완전체의 모습이다. 날개가 떨어지지 않은 완벽한 상태의 모습인데 사슴이파리의 경우 기주(동물 혹은 해물왕자)에 붙을 경우 날개를 떼어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단 기주에 날아서 붙은 경우 뒷다리를 이용해 날개를 물리적으로 비틀어 똑 부러뜨려버리는 방법을 쓰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래서 날개를 확대해서 보면 시맥 상층부가 마치 종이 절단선 처럼 점선으로 되어 있어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추측). 이들이 날개를 버리는 이유는 빽빽한 동물의 털 속에서 빠르게 이동을 해야 하는데 이동 수단인 날개는 이제 불필요한 걸림돌이 되어버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해물왕자님을 고라니 같은 적절한 기주로 착각하고 착륙을 한 것이겠지만 결론적으로 안타깝게도(?) 이 사슴파리들은 사람의 피로는 번식을 할 수 없다고 하며 사슴파리 입장에서는 '인생 최대의 실수'를 한 것이기도 하다. (ㅋㅋㅋㅋㅋ)
그럼, 국내에는 대체 몇 종이 분포하고 있는 것일까?
충사마, 해물왕자
Kim (2010)에 의하면 L. cervi를 최초 보고하면서, 국내 최초의 사슴이파리속(Genus Lipoptena)의 초기록으로 기록을 하였으나, 1년 앞서 Yamauchi et al(2009)에 의해 제주도의 L. fortisetosa 개체가 보고 되었으므로 국내 최초로 기록된 해당 속의 종은 사슴이파리(L. fortisetosa)이다. 그리고 국내에 기록된 L. sikae 종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국명집 정리 시 Yamauchi etl al (2009)의 논문을 잘못 참고하여 기록된 종이 아닌가 생각된다. Choi et al(2013)은 제주도 노루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L. fortisetosa를 최초로 정확한 확인을 하여 보고를 하였다고 하나 분류학적 개념에서 보면 2009년의 일본 논문에서 기록이 있으므로 최초기록으로 보기에는 분류학적 관점으로 애매하다. 2024에 발표된 전 세계 사슴이파리속을 다룬 네이처 논문(https://doi.org/10.1038/s41598-024-81179-3 2)의 세계 분포도를 참고하면 시카사슴이파리(L. sikae)는 전 세계 유일 일본에만 분포하는 고유종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Kim (2010)의 논문의 표본의 특징(크기, 형태, 강모)를 보면 그들이 체크한 표본 중에 L. cervi가 존재할지 모르지만 논문에 실린 표본 자체는 L. fortisetosa로 보이며, 이후 연구에도 L. cervi의 정확한 국내 표본 기록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L. cervi의 국내 분포의 확실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팅을 마치며...
갑자기 수시렁이 박멸에 힘쓰고 있던 나에게 이런 재미있는 곤충을 가져다주시고 같이 논문 검색과 토론을 해주시며 자신의 몸을 기주로 희생하신 해물왕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번 포스팅은 단 3일 동안 사슴이파리 표본 3개체로 낸 논문이 아닌 포스팅용 엉터리 결과물이니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사슴이파리가 더 궁금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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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마칩니다!
참고 논문
출처 입력
Choi et al (2013) - New Record of Lipoptena fortisetosa (Diptera: Hippoboscidae) Collected from Siberian Roe Deer on Jeju Island, Korea
Kim et al (2010) - New Record of Lipoptena cervi and Updated Checklist of the Louse Flies (Diptera: Hippoboscidae) of the Republic of Korea
Kurina et al (2019) - The northernmost record of a blood-sucking ectoparasite, Lipoptena fortisetosa Maa (Diptera: Hippoboscidae), in Estonia
Kowal et al (2009) - New records of Lipoptena fortisetosa MAA, 1965 (Diptera: Hippoboscidae) in Poland
Mogi (1975) - A New Species of Lipoptena (Diptera, Hippoboscldae) from the Japanese Deer
Salvetti et al (2019) - Deer keds on wild ungulates in northern Italy, with a taxonomic key for the identification of Lipoptena spp. of Europe
Sato and Kaitsuka (2016) - First Finding of Deer Ked, Lipoptena fortisetosa, from Naktonbetsu, Northern Hokkaido (2016)
Yamauchi et al (2009) - Distributional records Lipoptena species (Diptera: Hippoboseidae) in Japan and Jeju-do, Korea
Yasuk et al (2024) - New data on classification of Hippoboscidae (Diptera): Genus Lipoptena Nitzsch, 1818
부록 - 야생에서 곤충 채집 시 사슴이파리 피하는 법
Gemini

사슴이파리의 공격을 받은 곤충채집가 - Gemini
사슴이파리파리가 털 속에서 움직이는 속도와 사람을 기주로 착각하는 이유는 이들의 독특한 생존 전략과 신체 구조에 숨어 있습니다.
1. 털 속에서의 움직임: "거미처럼 빠른 질주"
이파리파리는 날개를 떼고 나면 비행 대신 **'기어 다니기'**에 올인합니다. 그 속도와 민첩성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신체 구조: 몸이 위아래로 매우 **납작(배복압착형)**합니다. 덕분에 빽빽한 털 사이를 저항 없이 미끄러지듯 통과할 수 있습니다.
다리의 갈고리: 다리 끝에는 강력한 **이중 갈고리(발톱)**가 달려 있습니다. 이 갈고리가 동물의 털을 꽉 붙잡기 때문에, 아무리 털을 털어내거나 긁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체감 속도: 사람의 머리카락 속으로 들어오면 순식간에 두피를 타고 이동합니다. 손으로 잡으려 하면 이미 반대편으로 이동해 있을 정도로 반응 속도가 빠르며, 마치 작은 거미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는 듯한 속도감을 줍니다. 실제로 털이 많은 동물 몸 위에서는 1초에 수 센티미터를 가뿐히 이동합니다.
2. 왜 사람을 기주로 착각할까?
이들은 사슴이나 고라니 같은 대형 포유류를 찾아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탐지 시스템'은 정교하기보다는 직관적이고 공격적입니다.
시각적 자극 (실루엣): 이파리파리는 주로 숲의 경계에서 기다리다가 움직이는 커다란 검은 물체를 감지하면 비행을 시작합니다. 숲속을 걷는 사람의 형체와 움직임은 이들의 눈에 거대한 사슴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이산화탄소(CO2)와 열기: 모든 흡혈 곤충처럼 사람의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체온(적외선)에 반응합니다.
색상 선호도: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어두운색(갈색, 검은색)에 더 강하게 반응합니다. 등산객이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었거나 머리카락이 검은 경우, 이파리파리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사슴'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3. 파리 입장에서의 '비극'
파리가 사람에게 착륙해 날개를 떼는 순간, 이 파리의 운명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착각의 대가: 사람의 몸에 도착하자마자 본능에 따라 날개를 버리지만, 곧 이곳이 사슴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번식 불가능: 사람의 피는 이파리파리가 알(정확히는 번데기 직전의 유충)을 키우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합니다. 즉, 사람을 문 파리는 번식에 실패하고 맙니다.
퇴로 없음: 이미 날개를 버렸기 때문에 다른 기주(사슴)로 이동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사람 몸에서 굶어 죽거나 씻겨 나가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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